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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부가가치, 육체노동으로도 얼마든지 창출할 수 있어요.”

(주) 예일전시 이재홍 대표이사
기자명 : 편집부 입력시간 : 2018-06-05 (화)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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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예일전시 이재홍 대표이사

시골 사람들은 장날이 되면 멀리 사는 이웃들을 만나 그간 새로 알게 된 것들을 공유하고, 지독하리만치 뚜렷한 계절의 변화에 서로 공감하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들이 만나는 주기에 따라 5일장, 7일장이라는 이름이 붙여지고 장날은 그 자체로 정기적인 소규모 잔치가 된다. 시장은 사람의 경제성과 사회적 본능이 어우러진 필연적인 장소이다. 도시인들은 어떨까. 경제 동물이라는 지긋지긋한 미명에서 벗어나고픈 사람들이 찾는 곳은 어디일까. 축제와 전시회는 단순히 현대인이 스트레스를 푸는 곳이기도 하지만, 그들 또한 볼거리 가득한 문화 군중 속에 살아가는 인간임을 망각하지 않도록 해주는 사회적 순기능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무려 364일을 기다려온 화창한 봄날의 주말, 부모가 아이들의 손을 잡고 떠나는 곳도 축제이다. 지역마다 계절마다 2-3일씩 짧게 펼쳐진 후 사라지는 그 수많은 무대는 누가 만드는 것일까? 무대의 뒤편 그 중심에 예일 전시의 대표, 이재홍 씨가 있다.

“20년 넘게 이 일을 하지만 언제나 트렌드를 놓치지 않아야 해요.”

예일 전시로 개인 사업자를 낸지는 15년 이상 되었고요. 이 업계에 들어온 지는 20년이 넘었죠.” 이재홍 대표는 대학 졸업 후 건설회사에 들어갔다. 당시 하던 업무 중 상당 부분이 무대 및 전시 설비와 관련이 있어 자연스레 이쪽 업계로 건너오게 되었다. 예일 전시는 전시회, 무대 세트를 만들고 그것의 안전관리부터 철거, 자재의 재활용까지 책임진다. 현재는 그간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코엑스, 킨텍스 등의 전시 쪽의 일을 주로 하고 있다.

무대와 전시의 주된 고객은 언제나 젊은 층이다. “나이가 들어가면서도 항상 새로운 것을 접할 수 있어요. 아니, 접해야만 해요. 그래서 최근까지도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새로 배우고 있어요.” 전시의 특성 상 언제나 신제품, 새로운 서비스를 홍보해야하기 때문에 종사자의 나이와는 상관없이 젊은 층의 기호를 한발 앞서서 봐야하는 것이다. “가령, 게임전시 같은 경우에 저희 업체가 관람객뿐만 아니라 게임업계 종사자 분들까지도 고려해서 모든 분들이 그곳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설계해야하는 것이거든요.”

디자인부터 철거 후 재활용까지 관여하는 멀티 플레이어

제가 원래 디자인을 했던 사람이라서 업계 사람들과 소통이 편한 부분이 있죠.” 하지만 무대는 단순한 예술 구조물이 아니다. 지상 10m 높이까지도 쌓아야하는 단기간의 건축에 가깝다. “그래서 실제로 그것의 제작이 가능한지는 무대 설치 관점에서 재평가해야 해요. 평가 후 의뢰 업체의 디자인에 약간의 수정안을 제안해드리기도 해요. 아이를 포함한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에 설치하는 것이기 때문에 고강도 안전설계도 정말 중요하기 때문이죠.”

이 대표는 디자인부터 제작 전반과 수정, 철거 후 재활용까지 직접 컨트롤한다. “이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합판이 만들어지는 단계부터 무대 철거 후 재활용 단계까지 모두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해요. 개인 사업이라는 게 자본만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망치를 손에 쥔 고급 기술 노동자

저희 업계 일은 톱질조차도 매우 숙련된 기술을 필요로 해요. 나무를 깍두기 썰듯 자르는 게 아니라 원형으로 가공해야하거든요. 그래서 저희 직원들은 밖에 나가서도 매우 경쟁력이 높아요.” 공연 무대, 전시 설비 제작 업계는 목공계에서는 드물게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현재 예일 전시의 숙련된 노동자가 하루 8시간 노동에 받는 임금은 19만원이다. 점심 식대도 추가로 제공한다. 예일 전시의 직원은 약 20명이고 나이 대는 24-63세까지 다양하다. “하지만 저희 직원 중 집이 없는 사람이 단 한사람도 없어요. 그만큼 고부가가치를 창조하는 일이에요.”

요즘에는 젊은 분들이 이런 기술적인 것을 배우기 싫어하는 것 같아요. 몸으로 하는 노동이라고 사람들이 기피하고 무시할 수도 있는데, 실제 여기서 일하시는 분들은 상당히 고수익을 내고 계시며, 굉장히 명석한 분들이세요. 게다가 TV에 직접 만든 세트가 나오면 직원 분들 나름대로의 자부심이 엄청나죠. 이런 상황임에도 젊은 분들은 망치를 들고 하는 일에 대한 선입관이 너무 심해요.” 이 대표는 제조업 등의 2차 산업으로 우리나라가 지금에 이르렀는데, 앞으로는 그 일을 이어받을 사람이 없다며 푸념 섞인 속내를 털어놓았다. “모두가 관리자가 될 수는 없어요.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누가되었든 항상 소중하고, 필요한 일이잖아요. 제가 청년 일자리 문제에 대한 한 가지 생각의 전환점을 제공하고 싶어요.”

동종 업계에서도 한발 앞선 생각

10여 년 전에는 의뢰된 디자인에 따라 사람이 직접 나무를 자르고 다듬었다. 하지만 씨엔씨(CNC)”라는 기계가 계발된 후부터는 컴퓨터를 이용해 의뢰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오차 없이 그대로 가공할 수 있게 되었다. “목수 계열 쪽에서는 아주 획기적인 방식이었어요. 저희 예일 전시는 이 방식을 11년 전에 도입했어요. 당시 업계에서 컴퓨터를 이용한 방식을 도입한 건 저희가 유일했어요. 그래서 기계 도입 후 첫 7년 동안에는 시장의 어려운 일을 저희가 도맡아 하다시피 했죠.”

최근 2014년부터는 다른 회사들도 이 방식을 도입했다. 과거 목수 계통 종사자들이 컴퓨터를 다루는 데 능숙하지 못해 최근에야 뒤늦게 따라온 것이다. 그 동안 이 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른 회사 사장들에게 자신의 새로운 방식을 숨기지 않고 권유했다. 예일 전시만의 빼앗길 수 없는 노하우, 이유 있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업 번창의 욕심보다는 더 나은 업무 환경을 위한 회사의 내실이 먼저

앞으로의 계획이라는 것은 사실 조금 거창한 이야기 같아요. 솔직히 계획은 없어요. 회사의 재정은 지금도 충분히 좋아요. 내실을 다진다는 의미에서 직원들의 업무 환경과 업계 생태 향상을 위한 방향으로 노력하고 싶어요. 구체적으로는 직원들이 작업하기 편한 환경을 만들고, 무대 장치 안전성 확보, 작업 공간 확장 등을 해나갈 생각이에요.”

취재 이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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